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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한국사] 소작료 거두고 장사… 고려시대 절은 '경제의 중심지'였죠

2014/10/26 16:24:53

이런 큰 절은 어떻게 살림을 꾸려 나갔을까? 신도들의 시주만으로는 부족했을 거야. 고려의 큰 절들은 넓은 땅을 가진 지주였어. 그 땅에서 농사를 지어 수확물을 거두거나 농민들에게 땅을 빌려 주어 농사를 짓게 한 다음 소작료를 받았단다. 또, 농민에게 소를 빌려 주기도 했지. 당시에 소는 매우 귀한 가축이라 농민들은 키울 엄두를 내지 못했어. 현화사, 왕륜사, 석방사 같은 큰 절은 소를 갖고 있으면서 농민들에게 빌려 주곤 했단다.

경상남도 양산에 통도사라는 이름난 절이 있어. 고려 때 통도사는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를 모신 절로 유명했을 뿐만 아니라 갖고 있는 땅이 많기로도 유명한 절이었단다. 지금도 통도사에 가면 절 어귀에 높이가 166센티미터쯤 되는 비석이 서 있어. 이 비석을 '장생표'라고 해. 장생표는 절의 영역을 나타내는 표지판이란다. 즉, 장생표가 서 있는 주변은 모두 통도사 소유의 땅임을 알리는 표시였던 거야. 통도사 부근에는 장생표가 열두 개 서 있었다고 해. 그러니 통도사가 소유한 땅이 얼마나 넓었는지 상상할 수 있겠지? 땅뿐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농민들도 통도사의 지배를 받았단다. 농민들은 통도사 소유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소작료를 바쳤어. 이쯤 되면 통도사가 거둬들인 소작료는 절의 살림을 꾸리거나 각종 행사를 치르고도 남았을 거야.

◇경제의 중심지,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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