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5년 창단한 정촌초 사물놀이부는 경남 지역에선 이미 우수한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최근 5년간의 이력만 봐도 화려하다. 2010년 '산청 선비 문화축제 사물놀이대회'를 비롯해 2010~2012년 '진주교육장배 사물놀이대회', 2013년 '남명선비문화축제 풍물놀이 경연대회', 2014년 '진주남강청년회의소회장배 어린이 민속 풍물·사물놀이 경연대회'에서 모두 대상을 차지했다.
현재 활동 인원은 4~6학년생 총 32명. 이들이 사물놀이를 하게 된 계기는 제각각이다. 친구의 권유 또는 선배들의 공연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서, 평소 음악에 관심이 남달라서 등의 이유로 악기를 들었다. 하지만 원한다고 바로 팀에 들어갈 순 없다. 경쟁이 워낙 치열해 리듬감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박건준(6학년) 군은 3번이나 불합격의 눈물을 삼켰다. "처음엔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본 장단을 자꾸 틀려서 떨어졌어요. 그래도 사물놀이가 꼭 하고 싶었어요. 한국인이니까 우리 전통 악기를 자세히 알고 싶었죠. 결국 노력 끝에 입단했고, 힘들지만 여기 들어온 거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어요. 장구 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집중력도 생겼거든요."
사물놀이부로 활동하면서 학생들은 '아침형 어린이'가 됐다. 매일 1시간 일찍 등교해 실력을 쌓고, 대회를 앞두면 주말과 공휴일까지 사물놀이에 전념한다. 스파르타식 훈련에 그만두는 경우도 꽤 많다. 사물놀이부를 담당하는 이승훈 선생님은 "30명을 뽑으면 그중 10~20명은 교육받다가 힘들어서 나간다"고 설명했다.
서툰 솜씨로 연주를 시작한 어린이들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변 사물을 활용했다. 무릎이나 박스, 책상 등을 두드려 장단을 외웠다. '아픈 곳은 없느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손바닥을 활짝 폈다. 굳은살이 배겨 있었다. "악기를 빨리 두드리는 부분에서는 손과 팔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라면서도 학생들의 얼굴에는 공연의 즐거움과 열정이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