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의 불상이 못생긴 이유는 불교가 왕실 중심, 수도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으로 그 중심이 옮겨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단다. 삼국 시대의 불교는 왕실 중심이었지. 왕실이나 수도에 살고 있는 귀족들이 앞장서서 돈과 재물을 내어 불상을 만들었어.
그렇지만 후삼국 시대를 거쳐 고려로 들어오면서 왕실이 있는 수도가 아니라 지방에서도 불상을 많이 만들었단다. 지방의 호족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불상을 만들려고 돈과 재물을 내놓았어. 각 지방은 서로 더 큰 불상을 만들려고 경쟁을 했어. 더 큰 불상을 만드는 것이 곧 자기들의 힘을 보여 주는 일처럼 생각됐지. 그래서 고려에는 거대한 불상이 많고, 또 고려의 불상은 지방마다 나름의 특색이 있어. 신라의 불상이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과는 참 대조적이야. 그리고 지방에서 만든 불상은 아무래도 왕실에서 최고급 기술자를 동원해 만든 불상보다 솜씨가 서툴렀을 거야. 고려 때 못생긴 거대한 불상이 많이 만들어진 이유, 이제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