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양이 중국어를 만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이었다.
"한자 배우는 것을 좋아해 혼자서 공부를 했는데, 할아버지께서 중국어를 공부해보라고 권유하셨어요. 중국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언이었죠. 학습지를 신청해 중국어를 공부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더라고요. 한자를 많이 알다 보니까 남들은 2~3년에 깨칠 커리큘럼을 1년도 안 돼 마쳤던 것 같아요. 더는 학습지로 배울 수가 없게 되자 학원을 찾아갔는데, 자격증 위주로 딱딱하게 가르쳐 바로 그만뒀어요. 그때부터 혼자 중국어를 공부했습니다."
그는 중 1 무렵, 중국어 기초편 교재를 들고 책상에 앉았다. 일단 중국어 원어민의 목소리가 담긴 듣기 테이프를 듣고 또 들었다. 20~30번을 듣고 따라 하자 자연스럽게 문장이 외워졌다.
"어느 날 목욕탕에 갔는데, 중국어가 어렴풋이 들리더라고요. 중국인이 손님으로 목욕탕을 찾아온 것이었어요. 무작정 용기를 내 그들에게 말을 걸었죠. 그러자 틀리지 않기 위해 또박또박 발음하는 제 모습이 귀여웠는지, 반갑게 대응해주시더라고요. 그분들께 부탁했고, 그 이후 일 년간이나 매주 한 번씩 목욕탕에서 만나 중국어로 대화를 나눴어요. 물론 실수도 많이 했지만, 제가 외국인이니까 틀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많이 얘기하려고 노력했지요."
김양은 회화 공부와 자격증 준비를 병행했다. 중국영화나 음악을 듣고 따라 하면서 중국인들 특유의 억양을 따라 하려 했고, 독해나 문법실력은 HSK(중국어능력시험)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완했다. 중국어 재미에 푹 빠진 김양은 자연스럽게 중국어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외고 진학을 꿈꿨다.
김양의 꿈은 야무지다. 일단, 고려대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하는 것이 첫째다. 졸업한 다음 중국 방송사에서 앵커가 되는 것이 그 후의 꿈이다. 그는 "국내에서 공부해도 원어민처럼 중국어를 잘하는 모범 사례가 되고 싶다"며 "그 목표를 위해 매일 듣고, 쓰고, 말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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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현 "매체를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