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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 우리 쌀의 모든 것

2014/10/16 09:34:12

'통일벼' 덕에 사라진 배고픔

안녕. 나는 쌀이야. 한국인 밥상의 오랜 터줏대감이지. 사람들은 나를 벼 껍질을 벗긴 하얀 알갱이로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 종류별로 맛과 색, 기능이 다양해. 지금부터 개성 만점 쌀 친구들 얘기를 들려줄게. 약 50년 전까지만 해도 쌀밥은 무척 귀했어.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벼 생산량은 턱없이 낮았거든. 1971년 '통일벼'가 탄생하면서 상황은 달라져. 수확량이 기존 벼보다 30%나 많은 친구야. 덕분에 1965년 350만t이던 쌀 생산량은 12년 뒤 600만t으로 증가해. 비로소 하루 세끼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됐지.

양과 질 두 마리 토끼 잡기

안타깝게도 통일벼는 품질이나 밥맛이 좋지 않았어. 1980~1990년대 인스턴트 식품이나 햄버거·도넛 등 패스트푸드가 국내에 퍼지면서 밥 외에 먹을거리도 많아지지. 전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1985년 맛이 뛰어난 '화성벼'가 개발돼. 병과 해충에도 강해서 재배하기 딱이었어.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날 먹는 양은 점점 줄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0년대 중반까지 120㎏대를 유지하다 1998년 처음 두 자릿수(99.2㎏)로 떨어졌단다.

말 그대로 '밥이 보약'

내년부터 외국 쌀이 국내로 들어와 내 자리를 넘보겠지만 걱정하진 않아. 요즘 기능을 한껏 높여 인기거든. 내친김에 그중 몇 가지를 알려줄게. 듣고 나면 '밥이 보약'이라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거야.

▷키가 쑥쑥 '하이아미'

하이아미는 'high(높은)'와 '아미노산'이 합쳐진 이름이야. 성장기 어린이의 근육 발달을 돕는 '필수 아미노산'이 일반 쌀보다 30% 더 풍부해. 키 크는 쌀이라고 불리는 이유야. 아, 맛도 일품이라고 누군가 귀띔하네. 하이아미는 갓 지은 밥은 물론 식은 밥도 부드럽고 고소해. 식탁에 오르면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게 하지.

▷쌀눈이 다른 쌀의 3배! '큰눈'

쌀 안에 든 쌀눈이 다른 쌀보다 3배 정도 커서 '큰눈'이야. 쌀눈에는 두뇌 활동을 촉진해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가바(GABA) 성분이 있어. 쌀눈이 큰 만큼 가바 함량도 남다르지.

▷알록달록 '유색미'

유색미(검은색·빨간색·녹색 쌀)는 외모와 영양 모두 만점이라고 할 수 있어. 우선 '흑광' '흑설' 등의 검은 쌀은 시력 저하를 막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환절기 감기에 자주 걸리는 어린이에겐 '적진주'처럼 붉은 쌀을 추천해. 면역력을 키워주는 성분이 가득해. 녹색 쌀인 '녹미'는 몸속의 독소를 배출해준단다.

▷구수한 냄새 솔솔~ '향미'

쌀에 향기 성분이 있는 향미(香米)는 밥을 지으면 구수한 냄새를 풍겨. 일반 쌀과 섞어서 밥을 지으면 밥맛이 훌륭하지. 식혜나 떡 재료로도 한 몫 톡톡히 해.

품종별 자세한 정보는 농촌진흥청 홈페이지(www.rda.go.kr)에서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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