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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코엑스아쿠아리움 아기수달 세 자매성장기

2014/10/09 17:47:34

까칠한 '월' 잘생긴 '훤'

2012년 10월, 입사한 지 2주 만에 다섯 마리의 작은발톱수달을 맡게 됐다. 나를 침입자 취급하는 수달들과 친해지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몸에 수달 똥 바르기'. 익숙한 냄새로 경계를 풀었다.

2010년생 월이와 2009년생 훤이 부부는 수달 중에서도 가장 어렸다. 나보다 7개월 먼저 우리 수족관에 왔는데 사람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야생 상태였다. 나머지 세 마리는 품에 안고 다닐 정도로 친해졌지만, 월이와 훤이는 지금도 몸에 손을 못 대게 한다. 특히 월이 성격은 유별나다. 훤이는 월이보다는 순하다. 드라마 속 '훤' 김수현처럼 잘생겼다.

한 번의 아픔

지난해 봄, 월이가 아기를 가졌다. 나는 월이와 훤이 부부를 예비 사육장에서 따로 지내게 했다. 외부 출입도 철저히 제한했다. 수달의 임신 기간은 60일 정도. 출산을 기다리던 어느 날, 출근해서 보니 갓 태어난 아기수달 두 마리가 죽어 있었다. 자식을 잃고 월이와 훤이는 한동안 잘 먹지도 놀지도 않았다. 나도 두 달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아기들이 잘못된 게 나 때문인 것만 같아 너무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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