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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날 만든 건 '끝없는 호기심'… 사소한 생각이 새 로봇 만들고 세상도 바꾸죠

2014/10/06 17:04:41

"어릴 땐 알아주는 개구쟁이였어요. 라디오부터 새로 산 컬러 TV까지 가전제품은 전부 분해해 고장 냈어요. 마법약을 만들겠다며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들기도 하고, 유치원 놀이터에서 흙장난을 하다 밤 12시를 넘긴 적도 있어요. 모래가 어디까지 들어있는지 궁금해서 계속 땅을 팠죠. 하하하. 감사한 건 부모님께서 날 혼내지 않았다는 거예요. 호기심 때문에 일으킨 사건은 '놀이'로 인정해주고 오히려 궁금한 부분을 설명해 주셨어요. 지금의 날 만든 것도 호기심입니다."

일곱 살 때 본 영화 '스타워즈'는 데니스 홍의 인생을 바꿔놨다. 주인공을 도와 공주를 구하는 영화 속 로봇을 보며 '로봇 과학자'를 꿈꾸게 된다. 고려대 재학 시절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퍼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3년 버지니아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임용된다. 이듬해 학교에 '로멜라'를 세우고 로봇 연구에 돌입한다.

"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로멜라는 디즈니랜드보다 더 재밌는 곳이에요. 이곳엔 새벽 3시든 4시든 일 년 365일 언제나 학생들이 있어요. 우린 함께 밤을 새우며 토론하고 연구하고 실험해요. 일곱 살 때부터 꿈꿔온 삶이죠."

◇과학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다

위대한 발명은 사소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로멜라의 로봇들도 마찬가지. 전혀 상관없는 데서 힌트를 얻어 탄생하곤 한다. 대표적인 게 다리가 세 개 달린 로봇 '스트라이더'다. "대학원 시절 공원에서 한 아주머니가 딸의 머리를 땋아주는 모습을 봤어요. 세 갈래로 나뉜 머리카락을 규칙대로 착착 땋는 모습이 흥미로워서 노트에 스케치해뒀죠. 여기서 착안해 세 개의 로봇 다리로 움직이는 새로운 형태의 로봇을 만들었어요."

암벽 타는 사람을 보고 만든 로봇 '클라이머', 흐느적거리는 아메바를 닮은 '아메바 로봇'도 재밌다. 홍 교수는 "평소 신기하고 특이한 걸 보면 메모하거나 스마트폰에 저장해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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