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야기 한국사] 인삼·모시·먹… 고려의 인기 수출품이었지

2014/10/05 17:03:51

고려 사람들은 아라비아를 '대식국'이라고 불렀어. 아라비아 상인들은 모두 세 차례 고려에 왔단다. 이들은 열대 지방에서 나는 몰약, 베트남에서 나는 향료, 수은 등을 갖고 왔어. 아라비아 상인들은 고려에 오지 않게 된 뒤에도 송나라 상인들을 통해서 계속 고려의 물건을 사들였단다.

벽란도에는 외국 상인들이나 사신들이 머무는 건물이 있었어. 건물 이름은 '벽란정'이라고 했단다. 수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벽란도는 외국에서 갓 들어온 새로운 문물을 가장 빠르게 만나 볼 수 있는 곳이었어. 그런가 하면 고려의 고유한 풍속이 외국 문물과 만나 맨 먼저 변화를 일으키는 현장이기도 했지.

고려 제일의 수출품은 인삼

고려는 외국과 활발하게 무역 활동을 했어. 특히 중국의 송나라와 가장 많이 무역을 했지. 고려와 송나라 사이의 무역은 주로 송나라 상인들에 의해 이뤄졌어. 벽란도에 도착한 외국 상인들은 갖고 온 물건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왕에게 바치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팔았어. 송나라 상인들은 비단, 차, 약재, 책 등을 갖고 와 팔았지. 그 밖에도 물소뿔, 상아, 비취, 공작새, 앵무새 등등 사치품을 갖고 왔단다. 송나라 상인들이 가장 많이 갖고 온 것은 비단이었어.

그럼 고려는 무엇을 수출했을까? 삼베, 모시, 인삼, 종이, 먹 등을 수출했어. 인삼은 약효가 뛰어나기로 소문이 나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었단다. 고려의 종이는 질기고 빛깔이 흰 데다가 윤기가 흘러 최상품으로 인정받았어. 송나라 사람들은 좋은 종이를 보면 '고려 종이 같다'고 할 정도였단다. 그 밖에 잣, 연적, 돗자리, 부채, 나전칠기 등을 수출했어.

송나라에서 고려로 오는 뱃길은 두 가지였어. 산동 반도에서 출발하여 곧바로 황해를 가로질러 예성강으로 들어가는 길, 또 하나는 산동 반도 남쪽에 있는 명주(지금의 밍저우)에서 출발하여 황해를 가로지른 다음 고려의 해안선을 따라 올라와 예성강에 이르는 길이야. 산동 반도에서 출발하는 길이 거리도 짧고 편리했지만, 송나라와 사이가 나쁜 거란이 중국 북부를 차지한 뒤로는 그 길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어. 자칫하면 거란의 영역 안으로 들어갈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좀 멀더라도 남쪽 명주에서 출발하는 길을 이용했단다. 명주를 출발한 배가 예성강의 벽란도에 짐을 풀기까지는 약 10~20일이 걸렸다고 해.

당시의 배는 요즘처럼 터빈이나 디젤 엔진 같은 동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바람에 의지하여 돛과 노만으로 항해해야 했기 때문에 계절과 날씨에 신경을 많이 썼단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거나 태풍을 만나기라도 하면 배가 침몰하는 경우가 자주 있었어. 잘 나가다가 거꾸로 부는 역풍에 떠밀려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일도 종종 있었단다.

★‘KOREA’로 표기된 최초의 지도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