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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만나는 명인, 무대·관객석 경계 허문 공연, 다양한 체험…살아 있는 전통문화, 오롯이 느끼다

2014/09/30 16:21:51

이 중 안내를 맡은 김유경(31세)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사와 만나기 위해 도움마루에 가장 먼저 방문했다. 함께 이 건물 3층에 올라 복도 끝쪽 문을 열고 나오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김 학예연구사는 "7개 공간이 궁궐 회랑처럼 ㅁ자 형태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 아름다움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어진 길을 따라 도착한 누리마루 2층 기획전시실. 오는 19일까지 이곳에서 '무형유산 기증자료 특별전'이 열린다. 무형문화재 작고 또는 명예 보유자 8명의 가족과 제자들, 보유자 2명과 보존회 3곳에서 기증한 자료들로 꾸며졌다. 공연 의상과 포스터, 긁낫·와통·향남틀 등 각종 도구…. 각 명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난 물건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특히 보유자의 활동 장면을 담은 영상물이 감명 깊다. 한국을 대표하는 '춤꾼' 이매방(87세·승무와 살풀이춤 명예보유자)의 공연 영상도 그중 하나다. 흰 천을 나풀거리며 곧게 뻗은 손, 사뿐한 발걸음 속에 한(恨)이 묻어났다. 대목장 보유자 (故) 고택영(1914~2004년)의 전통 가옥 제작 과정도 흥미롭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나무를 맞물려 끼우고, 문양을 새기는 모습에서 '장인다움'이 물씬 풍겼다.

오늘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열린마루 상설전시실 1·2층에선 각각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 한국의 무형유산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9호 금박장(김덕환)의 녹원삼 등 235건 369점을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찾은 얼쑤마루. 이곳에선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태평무, 가야금산조 및 병창, 봉산탈춤 등의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 대·소공연장 중 무대와 객석 사이에 턱이 없이 마당처럼 꾸며진 소공연장이 인상적이었다. 공연 관련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nith.cha.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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