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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 강아지똥 권정생 작가 문학관을 다녀오다

2014/09/01 16:25:49

운동장에 조성된 풀밭을 지나 나무로 된 계단을 오르면 정문에 다다른다. 1층은 △전시실 △도서실 △회의실 겸 동화구연실 △수장고 등으로 꾸며져 있다. 볼거리가 집중돼 있는 전시실은 권정생의 삶과 문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나같이 더러운 게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니?" "아니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이 같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권정생을 작가로 만들어준 데뷔작 '강아지똥'의 한 구절이다. 그 아래엔 초판본이 전시돼 있다. 이 작품 육필 원고도 만나볼 수 있다. 살짝 각진 둥그스름한 글씨가 그의 서글서글한 인상과 닮았다.

권정생이 마지막까지 집필 활동을 펼쳤던 흙담집 모형도 발걸음을 사로잡는다. 두세 사람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방 안엔 그가 평소 즐겨 사용했던 물건들이 놓여 있다. 비료 포대로 만든 부채, 나무 소반, 낡고 닳은 안경…. 소박함의 향기가 코끝에 닿는다.

'좋은 동화 한 편은 백번 설교보다 낫다'라고 적힌 나무 팻말도 인상적이다. 이 글귀는 권정생의 인생관을 여실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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