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구(상문고 3) 군은 어릴 때부터 엉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친구들에게 황당한 퀴즈를 만들어 풀게 했고, 그만이 알아볼 수 있는 낙서도 많이 했다. 그는 "엉뚱함을 자유롭게 표현해보라 하시며 아버지가 디지털 카메라를 사주셨다. 제 머릿속에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UCC 동영상을 자주 만들곤 했다"고 말했다.
그런 엉뚱함이 친구들에게는 부담됐을까. 중 2 때 따돌림은 그렇게 찾아왔다. 그가 만든 UCC 동영상은 친구들에게 테러를 당했고, 짓궂은 장난에 상처도 받았다. 그렇게 힘들어하고 있을 때, 우연히 참가한 교내 백일장은 그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 당시 제 상황을 글로 솔직하게 표현했어요. '나는 왜 이렇게 운이 없을까'가 주제였는데, 우울한 내용이지만 반어법을 활용해 우울하지 않게 썼더니 재치있다는 호평이 쏟아졌지요. 은상을 받았어요. 국어선생님은 소질 있다며 글을 한번 제대로 써보면 어떻겠냐고 추천해주셨죠. 마치 모든 상황이 제가 글을 쓰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저의 장점도 살리고 싶었죠."
마음을 먹자 글은 일사천리로 써졌다.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 시, 수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써 담았다. 그러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는 확고한 목표가 생겼다. 자신의 꿈을 밝히고 계획을 발표하는 교내 비전 발표대회 때는 작가가 되고싶다는 꿈을 발표해 대상까지 받았다. 책이 좋아 고 1 겨울방학 때는 출판사에서 인턴을 했고, 최근에는 시와 수필 70여 편을 모아 '나는 대장장이로소이다'(교보문고)라는 첫 책을 냈다.
"저는 글을 쓸 때가 가장 행복해요. 어떻게 들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영감을 하루에도 수차례 받습니다. 중 2 때부터 지금까지 쓴 습작만 모아도 앞으로 수년간 책으로 낼 수 있을 정도에요. 첫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책을 낼 계획입니다. 다음 편은 반전이 있는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글쟁이가 되고 싶다고 했다. 소설, 수필, 웹툰, 방송 원고 등 상황에 맞는 글을 잘 쓰는 카멜레온 같은 작가가 장래 희망이라는 강군. "문예창작학과나 국문학과에 진학해 좀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계속 발전하는 글을 쓰는 것이 꿈입니다."
"중동 인권문제에도 도움 주고파"
이영서|국제인권변호사 꿈꾸는 '국제' 고교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