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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한국사] 왕건, 고구려의 기상 이어받아 '고려' 세우다

2014/08/10 16:55:16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이 있다고 허세를 부렸습니다. 그러더니 왕비가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며 몰아세우고, 이를 말리는 왕자까지 처형했지요. 나중에는 왕건을 의심하여 궁궐로 그를 불러 물었습니다.

"내가 그대의 속마음을 읽어 보니, 그대가 반란을 일으키려고 모의를 하지 않았소?"

조금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던 왕건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일단 죽을죄를 지었노라고 말한 뒤,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왕건을 따르던 장수 복지겸, 신숭겸, 홍유, 배현경이 한밤중에 왕건의 집을 찾아와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백성들을 위해 포악한 임금을 몰아내고 우리를 이끌어 주십시오."

그 말에 왕건은 거듭 사양했지만, 부인이 갑옷을 입혀 주며 나서자 마침내 결단을 내렸습니다. 왕건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1만의 군사와 백성들을 이끌고 궁궐로 쳐들어갔습니다. 뒤늦게 이 소식을 들은 궁예는 평민의 옷을 입고 궁궐을 빠져나갔다가 백성들에게 들켜 죽임을 당하고 말았지요. 이로써 왕건은 새 나라 이름을 고려라 정하고, 연호를 천수라 한 뒤 마침내 새 왕위에 올랐습니다. 굳이 나라 이름을 고려라 한 것은, 고구려의 후손임을 자처했기 때문이었죠. 즉 왕건은, 옛 고구려의 영토를 되찾아 그에 못지않은 큰 나라를 만들려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왕건과 견훤의 치열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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