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01 16:16:42
◇다양한 악재 겹쳐 좌절된 16강행
한국 축구는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 세계무대를 밟은 것을 시작으로 이번이 9번째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에서 첫 승을 올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8년.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폴란드에 2대0 승리를 거두며 감격스러운 첫 승을 거뒀다. 안방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거스 히딩크(68세·네덜란드) 감독의 지휘를 받은 한국은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썼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지만 토고와의 첫 경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두며 원정 첫 승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어 '허정무 사단'이 나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4년 만에 한국 축구는 추락했다.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로 비겨 무난한 출발을 알렸지만, 알제리와의 2차전에서 철저하게 수준 차이를 드러내며 2대4로 참패했다. 베스트 전력을 내보내지도 않은 벨기에에도 0대1로 졌다. 1무2패. 브라질에서 딴 승점은 단 1점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리더 부재, 경험 부족, 컨디션 조절 실패, 전술 대비 미비 등 악재들이 대거 겹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중 리더의 부재가 컸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만 해도 박지성(33세)과 이영표(37세)가 리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축구 대표팀에는 리더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 게 패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대표팀의 간판은 가장 어린 손흥민(22세·레버쿠젠)이었고, 주장도 만 25세의 구자철(마인츠)이었다. 이번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만 25세로 지난 9차례의 월드컵 출전 대표팀 가운데 가장 어렸다. 구심점이 없는 대표팀은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당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