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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만지며 창의 인성 배워요

2014/06/30 03:03:08

농사활동에 인문학 강좌, 체험활동 접목

지난 21일 오후 3시, 경기도 고양의 에듀팜 농장. 드넓게 펼쳐진 밭 위로 어린이 십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호미, 삽 등 다양한 농기구를 손에 쥐고 있었다. '2014 고양 에듀팜 콘테스트' 참가자들이다. '콘테스트'라는 말이 붙었지만 뜨거운 경쟁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백현상(50) 에듀팜 대표는 "농작물이 잘 자라려면 손이 많이 간다"며 "에듀팜에서는 이를 '미션'으로 지정해 팀마다 즐겁게 농사일에 몰두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콘테스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고양 에듀팜에서는 장마철에 앞서 상추를 수확하고 밭 주변을 정리하는 농사활동이 진행됐다.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였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류가온(경기 파주 한빛초 5년)양은 "한 달 전에 심었던 상추 모종을 드디어 수확하게 됐다"며 "왠지 뿌듯하다"고 말했다.한 시간 반가량 밭에서 땀 흘린 아이들을 위해 '새참' 시간이 마련됐다. 천막 안에는 큼지막한 수박 두 통이 놓여 있었다. 신상우(경기 파주 한빛초 3학년)군은 목이 말랐는지 수박 두 조각을 순식간에 입에 털어 넣으며 "열심히 일해서인지 수박이 더 달다"고 웃어 보였다.

휴식 시간이 끝난 뒤 참여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가 시작됐다. 강연자로 나선 김준기(76) 성남 에듀팜 교장은 전통 농사 이야기와 옛사람들의 생활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후 3시에 시작한 에듀팜 콘테스트는 세 시간을 훌쩍 넘긴 6시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보였다. "평소 같았으면 토요일에 집에서 쉬고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에듀팜 콘테스트에 참여하면서 달라졌어요.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좋은 친구들도 사귀게 됐거든요. 다음 주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많이 기다려져요! (웃음)" 신승호군(경기 파주 와석초 3학년)

에듀팜 콘테스트 하반기 확대 개장 예정

현재 에듀팜 콘테스트는 경기 고양뿐 아니라 경기 성남·부산 기장·부산 영도·대구·경북 고령·충북 보은 등지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참가비(재료비와 간식비는 본인 부담)가 없고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농장이 자리 잡고 있어 참가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에듀팜 콘테스트에 참가한 학부모와 학생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아들 고건우(부산 센텀초 2년)군과 부산 기장 지역 에듀팜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 이주양(45)씨는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버겁진 않을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아이가 언제 농장에 가냐며 토요일이 오기만을 기다리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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