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관심사 파고들어 블로그 운영… 성적·대입에도 '플러스'

2014/06/15 16:48:18

김규환씨의 부모는 호기심 많은 초등 2년생 아들에게 핸드폰 대신 현미경을 선물했다. 김씨는 고사리손으로도 현미경으로 만난 신기한 세상을 관찰일지로 옮겨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초등 6학년이 되자 그간 작성한 관찰일지는 200장이 넘어갔다. 현미경 사진까지 찍을 줄 알게 되면서 김씨는 '관찰일지를 인터넷에 써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가 초등 6학년 때부터 시작한 블로그 '김규환의 작지만 큰 세상'이다. 그가 찍은 사진은 검정교과서나 '지식채널e'(EBS) 등에 활용될 정도로 수준이 높다.

김씨는 지금까지 꾸준히 주 1회 포스팅을 해 왔다. 고 3 때는 '남들은 공부할 시간에 난 뭐 하는 거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애독자와의 약속을 지켰다. 그의 끈기는 2006년부터 3년간 도전한 끝에 눈 결정 관찰을 이뤄낸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과정은 험난했다. 눈은 슬라이드글라스 위에 올리자마자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차갑게 만든 투명한 매니큐어를 눈 위에 발라 그대로 굳혀보려고도 했고, 슬라이드글라스를 차갑게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다 허사였어요." 그러다 소금물의 어는 점은 0℃보다 낮다는 점에 착안, 얼린 물 위에 소금을 뿌리고 랩을 씌운 다음 그 위에 눈을 얹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씨는 "눈 결정이 생생하게 들여다보이던 순간의 희열은 정말 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씨의 블로그는 현미경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길잡이가 돼 주는 건 물론, 그가 생물학 분야에 꾸준히 흥미를 갖고 연구해 왔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포트폴리오였다. 특히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중앙대 의학부에 입학했을 때 큰 도움이 됐다. 김씨는 "어떤 분야든 자신이 관심 있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보상이 온다"고 말했다.

한유진|국제고 3년 내내 내신 1등… 블로그 덕분이죠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