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에게 이번 탐험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물었다. "마실 물을 구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막에서 필요한 물을 한 번에 가지고 다니긴 어려워요. 보통 일주일 마실 양인 25~30L씩만 가지고 다니죠. 대신 출발 전 위성사진을 통해 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두고 이동해요. 그런데 이번 원정엔 도착 지점을 700㎞ 앞두고부터 사전에 파악된 우물이나 비상용 물탱크가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파괴돼 있는 거예요. 절망적인 순간의 연속이었죠. 남은 물로 450㎞를 더 버티다 결국 소지한 위성전화기로 긴급 구조대에 연락해 50L의 물을 얻을 수 있었어요."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일도 문제였다. "사막은 한 시간만 피부를 노출해도 화상을 입어 물집이 잡혀요. 그래서 반드시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입고 목과 양쪽 뺨을 모두 가려주는 차양 달린 모자를 쓰죠. 여기에 장갑도 꼭 착용해요. 누군지 못 알아볼 정도로 온몸을 다 가리는 거죠(웃음)."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집 근처 산과 강을 다니며 탐험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고등학생 땐 다큐멘터리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속 사진을 접하고, 자신도 사진 탐험가로서 멋진 사진을 찍어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그는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1995년 중앙대학교 사진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엔 산악 잡지사에서 5년간 사진 기자로 일하며 산과 오지를 두루 탐험했다.
이후 탐험가로서의 꿈을 본격적으로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남영호 탐험가. 2009년 세계 최초로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 450㎞를 도보로 종단했다. 이어 그는 2013년까지 고비·그레이트빅토리아·엠티쿼터·그레이트베이슨 사막 등을 차례로 다녀왔다. 산악 자전거를 이용한 그레이트빅토리아 사막을 제외하곤 모두 걸어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