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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동기가 중요하다
정은영(서울대 중어중문학과 1년)씨가 ‘학문을 권함’(후쿠자와 유키치 글)을 읽게 된 계기는 특별하다. “고 1때 선생님께서 ‘언어는 ○○이다’의 빈칸을 채워보라는 문제를 내셨어요. 제 답은 ‘영토’였죠. 스페인어가 사용되는 곳은 스페인 땅이 아니어도 스페인의 영향력이 미치잖아요. 언어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뜻에서 영토라고 대답했죠.” 정씨가 내놓은 답에 감동한 교사가 그에게 선물로 준 책이 ‘학문을 권함’이었다. 정씨는 책을 읽게 된 동기를 구체적으로 풀어내며 어문계열을 지망하는 자신이 언어에 대해 가진 생각을 드러냈다.
또 책 내용을 분석하며 자신이 가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요새도 ‘모름지기 젊은이라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는 말이 많잖아요. 후쿠자와 유키치(1835~1901)도 이 책에서 그런 내용을 다뤘어요. 그가 살았던 일본 메이지유신 시기와 지금을 비교하고 그 당시를 살던 젊은이와 지금 우리는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하면서 읽었죠. 솔직히 딱딱한 책이었지만 그렇게 비교하며 읽다 보니 훨씬 흥미로웠어요.” 지난 4월 19일 입학설명회장에서도 서울대 입학사정관은 정씨의 자소서 가운데 이 부분을 언급하며 “비판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이 잘 드러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