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체전 마지막 날인 27일, 경북 예천에 있는 동부초등학교 양궁장에서 만난 김태희 양은 여전히 연습 중이었다. 김 양은 대회 참가로 지칠 법도 한데 피곤한 기색 없이 환한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김태희 양이 양궁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남다른 운동신경을 자랑하던 김 양을 눈여겨본 교장 선생님이 양궁부 입단을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예천 동부초 양궁부는 현 세계 여자 양궁 랭킹 1위인 윤옥희(29세) 선수와 양궁의 여왕으로 불리는 김진호(53세) 선수 등을 배출한 명문팀. 김 양은 선배들의 활약을 어렸을 때부터 봐온 터라 흔쾌히 양궁부에 합류했다.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까'란 망설임이 앞섰어요. 하지만 주변 분들의 든든한 응원과 격려가 제게 큰 힘이 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양궁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김 양이 처음부터 양궁을 능숙하게 했던 건 아니다. 운동신경이 뛰어났지만 처음 잡아본 활은 낯설기만 했다. 김 양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무 활을 이용한 자세 교정 훈련에 몰입하며 차근차근 기초를 닦아 나갔다. "다른 언니들은 화살을 쏘는 슈팅 훈련을 하는데 저는 자세 교정이랑 현을 당기는 연습만 하니까 조금 지루했어요. 그래서 매일 '빨리 언니들처럼 돼야지'라고 다짐하며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김태희 양의 실력은 나날이 늘어갔다. 양궁 지도를 맡고 있는 안신영(38세) 코치는 김 양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로 노력과 함께 '담력'을 꼽았다. 안 코치는 "태희의 경우 활을 쏘는 담력이 무척 대단하다. 그래서 시합에 들어가면 긴장하지 않아 실력을 최대한 발휘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