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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긴장되지만 '내면의 힘' 믿고 더 힘차게 뛰죠

2014/05/01 17:14:50

◇작은 거인, 세계 체조 일인자가 되다

지난달 29일 오후 7시, 태릉선수촌 체조장에서 저녁 훈련을 마친 그와 마주했다. 키 160㎝에 몸무게 51㎏. 작은 체구였지만 눈빛이 형형했다. '작은 거인'. 그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평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앞두고 있어서 도마는 물론, 링 등 다른 종목도 두루 연습했어요. 전 종목 점수를 합산해 18등 안에 들어야 하거든요. 작년에 처음 1등을 해봤어요. 자신 없는 종목이요? 철봉이요. 양손을 놨다가 잡을 때 무서워요(웃음)."

국제체조연맹(FIG) 채점 기준에 따르면 기술 중 최고 난도는 6.4점이다. 양학선의 이름을 딴 양1·2 모두 최고 난도. 양1은 정면으로 도마를 짚어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도는 기술이다. 둘 중 어떤 기술이 좀 더 어렵게 느껴질까.

"컨디션이 안 좋으면 양1이 훨씬 부담이 돼요. 몸이 무거우면 달리는 속도가 아무래도 떨어지는데 양1은 빠르게 뛰는 게 생명이거든요. 손을 정면으로 짚으니까 스피드 없인 다리가 잘 안 넘어가요. 양2는 FIG 대회에서 선보인 게 아니라 조금 불안하긴 해요."

도마는 아주 짧은 시간에 승부가 결정된다. 1·2차 시기 합쳐서 10초면 모든 게 판가름난다. 그는 "실수하면 엄청 허탈하다. 대신 성공하면 기쁨이 두 배"라고 했다.

"출발 라인에 서면 관중이 눈에 안 들어와요. 딱 도마만 보여요. 떨리지 않느냐고요? 죽어나요(웃음). 하지만 그 긴장을 즐기려고 하는 편이에요. 긴장할 때 나오는 '초인적인 힘'을 믿거든요. 도움닫기 하는 그 순간부터 착지할 때까지 단계마다 감이 와요. 잘 되겠다, 안 되겠다…. 점수도 예상하는 대로 엇비슷하게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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