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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로 탄생한 수학책
'웰던 프로젝트'는 일종의 재능기부 모임이다.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5명이 함께한다. 웰던은 '우물'을 뜻하는 'Well'과 '잘했어!'라는 뜻의 'Well Done'을 합친 말. 2009년 웰던 프로젝트가 만들어질 당시엔 디자이너들의 모임이었다. 텀블러, 엽서 등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콩고와 탄자니아에 식수 펌프와 식수 저장고를 설치했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수학책 만들기'에 돌입한 건 지난해 초부터다. 조씨는 "몇년 전 잠비아에서 본 아이들의 모습이 내내 눈에 밟혔다"고 했다. "SNS에 올린 모집 공고를 보고 사람들이 모여들었어요. 출판사 편집자와 번역가, 교정·교열 전문가도 있었고 수학·국어·유아교육 전공자들도 있었죠. 덕분에 내용이 체계적이고 탄탄해졌어요."
교재 제작은 팀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삽화를 담당한 김종채(34세·일러스트레이터)씨는 "평소 아프리카를 돕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 내가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했다. 박설희(32세·출판사 편집자)씨는 원고 교정과 번역을 동시에 맡았다. 박씨는 "직장 다니면서 '웰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지칠 때도 있었지만 아프리카 아이들을 생각하면 '불사조'처럼 힘이 났다"며 웃었다.
조씨는 "팀원들이 대부분 직장인이라 주로 주말을 이용해 만났다. 평일에는 이메일로 자료를 주고받으며 의견을 나누고, 필요한 경우 퇴근 후에 만나 회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