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sunedu Co., Ltd.

이벤트

[THE 인터뷰] 국내 유일 전업 천체사진가 권오철

2014/04/09 17:05:44

"고 2때였어요. 야간 자습 쉬는 시간에 무심코 하늘을 보고 있는데 친구가 '북두칠성이 있다!'며 소리를 쳤어요. 친구가 가리킨 곳에는 책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국자 모양의 별자리가 있었죠. 어쩐 일인지 그 일곱 개의 별이 가슴에 콕콕 박혔어요. 그날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이라는 책을 샀어요. 집에 가자마자 옷도 안 갈아입고 단숨에 읽었죠."

이후 그는 밤하늘의 별에 푹 빠졌다. 책에서 본 별자리들을 어서 빨리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서 야간 자습 쉬는 시간마다 별을 보러 운동장으로 달려나갔고, 주말에는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까지 별을 관찰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는 천문동아리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천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카메라 관련 서적을 모두 구해 읽으며 기술을 익히고 연습과 훈련을 거듭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는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의 꿈은 '별'과 '사진'이었지만, 안정된 생활을 위해 졸업 후 대기업에 취직했다.

2009년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왔다.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가는 '오로라 원정대'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천체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세 가지 천문 현상이 있어요. 첫 번째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 두 번째는 수많은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대유성우', 세 번째는 태양의 전기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과 반응하며 초록·핑크·보라색 등 다양한 빛깔을 만들어내는 '오로라'예요. 개기일식과 대유성우는 봤지만 오로라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에 휴가를 내고 원정대에 참여하게 됐어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