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호미를 보세요. 날카롭죠? 잘못 휘두르면 옆 사람이 다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장난치면 안 돼요."
이 날 첫 번째 시간으로 농사활동 시 숙지해야하는 안전교육이 진행됐다. 농사지도를 맡고 있는 조명구(61세) 에듀팜 이사는 어린이들에게 농기구 사용법, 밭 주변의 위협 요소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쪽에서 이야기를 듣던 김소현(성남 돌마초 3년) 양은 "농사짓는 걸 TV에서만 봤지 직접 해보기는 처음이다. 주의받은 데로 농기구를 조심히 다루면서 열심히 농사를 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전교육이 끝나자 일년 동안 함께 농사를 지을 팀을 배정하는 조 편성이 이뤄졌다. 어린이들은 각자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할당 받은 밭으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어색한지 쭈뼛거리고 서 있던 어린이들은 서로 친해졌는지 환한 미소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드디어 본격적인 농사활동에 들어갈 시간. 어린이들은 삽을 이용해 감자를 심을 '이랑'과 물이 지나갈 '고랑' 등 농사지을 터전을 다지기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삽질이 힘든지 김예찬(성남 서현초 4년) 군은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냈다. "삽으로 흙을 퍼내고 있는데, 허리가 아프네요. 하지만 이 땅에서 자랄 작물을 생각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삽질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웃음)"
어느 정도 땅이 다져지자, 상추와 깻잎 모종(某種·옮겨 심기 위해 씨앗을 뿌려 가꾼 어린 식물)이 등장했다. 모종삽을 이용해 공을 들여 한 땀 한 땀 모종을 심는 어린이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그 중 익숙한 손놀림으로 다른 어린이보다 빠르게 모종을 심는 최지수(경기 성남 장안초 4년) 양이 눈에 띄었다. 최 양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하게 됐다. 직접 심고 길렀던 상추에 고기를 싸먹었는데 그 맛이 정말 기가 막혔다"고 귀띔했다.
◇"농사도 하고 인문학 강좌도 듣고… 너무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