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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 취재 ] 손녀와 학교 다니는 초등 1학년 할머니

2014/04/01 09:32:57

계속해서 종이접기가 한창인데 난데없이 휴대폰 벨이 울렸다. 조 씨가 깜빡하고 휴대폰 전원을 켜둔 것이다. 성우가 한마디 했다. "학교에서 휴대폰 켜면 안 되는데." "그러니까 말여, 미안혀. 내가 왜 그랬다냐."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조 씨가 사과했다. 또다시 웃음보가 터졌다.

조 씨는 수업 시간 내내 친구들의 도우미를 자처했다. 스카치테이프를 떼어주는가 하면, 풀 붙이는 걸 도와줬다. 뒷정리도 앞장서서 했다. 마치 '보조 선생님' 같았다.

최승아 양은 "할머니가 평소에 정말 잘 챙겨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할머니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어요. 처음엔 할머니와 같이 학교에 다닌다는 게 좀 이상하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생각 안 해요. 좋기만 해요." 앞니가 두 개나 빠진 최현주 양은 "할머니는 줄 긋기를 정말 잘한다"며 웃었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조 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학업을 포기했다. 일찌감치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결혼해서도 자녀를 키우느라 공부는 꿈도 못 꿨다. 그러다 올해 초, 문득 '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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