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번 ○○○!"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일 오전 8시 20분, 서울 경동초등학교. 교문부터 학교 건물까지 일렬로 늘어선 전교 어린이회 임원 입후보자들의 열띤 유세가 차가운 공기를 달궜다. 무려 19명에 달하는 후보자들은 지지자와 함께 등교하는 학생들을 향해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매서운 추위에 코와 볼이 빨갛게 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얼음도 녹이는 따뜻한 마음! 겨울왕국엔 엘사, 경동초엔 노혜원'. 어린이들이 손에 든 피켓에는 참신한 홍보 문구가 가득했다. 몇몇 후보자는 톡톡 튀는 복장으로 지나가는 유권자 학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사촌형에게 군복을 빌려 입었다는 전교 회장 후보 김기범(6년) 군은 "지키지 못할 약속은 입에 담지 않는 '진짜 사나이' 이미지를 강조하고 싶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