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3 17:15:18
◇다양한 코스에 사격 더해진 바이애슬론 매력에 흠뻑
계주를 끝으로 모든 동계체전 경기를 마친 현우의 코가 시뻘겠다. 팀 동료들과 눈을 맞추다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조심스레 말을 붙여봤다.
"오늘따라 사격이 잘 안 됐어요. 바람의 영향으로 조준점이 잘 안 맞더라고요. 1·2차 합계 10발을 맞춰야 하는데 예비탄까지 써서 5발만 명중시켰어요. 평소보다 완주 기록도 3분 정도 느렸어요. 날씨가 따뜻해서 눈이 많이 녹는 바람에 뻑뻑해서 발이 잘 안 나가더라고요."
이번 동계체전에서 딴 메달은 금1·은2 등 총 3개. 6학년 2학기에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쓴 진 군에겐 개인적으로 아쉬운 성적이다. "승부욕이요? 많이 강한 편이에요(웃음). 사실 감기에 걸려서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아, 한계다'라고 느끼는 순간이 와도 한 발 더 내딛자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죠."
이날 지켜본 진 군은 또래 선수에 비해 월등한 기량을 자랑했다. 특히 긴 다리를 활용해 언덕을 거침없이 오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영식(47세) 대한바이애슬론연맹 심판이사는 "초등 선수 중 주행 속도는 단연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우가 바이애슬론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당시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근무지가 무주로 결정되면서 설천초로 전학 온 현우는 교내 스키부에 들어갔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 등 운동을 좋아했어요. 스키는 1학년 때 아빠랑 스키장에 가서 한 번 탄 적이 있는데요. 그땐 엄청 넘어지고 팔까지 접질러 무섭기만 했어요. 그런데 바이애슬론은 좀 다르더라고요. 다양한 코스에 사격까지 더해져 흥미진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