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대회에서는 아쉽게도 기대했던 세계기록이 탄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올림픽 기록들이 팬들을 열광케 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25세)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동시에 2개의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2차 레이스에서 기록한 37초28과 1·2차 합계인 1분14초70 모두 올림픽 기록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체 추발에서는 네덜란드 대표팀이 한국대표팀과 벌인 결승전에서 올림픽 기록을 수립했다. 한국과 쫓고 쫓기는 접전을 벌인 네덜란드는 레이스 후반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3분46초50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요리트 베르그스마(28세·네덜란드)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44초45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승훈(26세)이 지니고 있던 올림픽 기록(종전 12분58초55)을 새롭게 썼다.
개인 최다관왕의 영예는 3관왕을 차지한 빅토르 안(29세·한국명 안현수)·마리트 뵈르겐(34세·노르웨이)·다리야 도므라체바(28세·벨라루스) 등 3명이 안았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귀화한 뒤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빅토르 안은 남자 쇼트트랙 500m·1000m·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을 수확한 선수는 빅토르 안이 유일하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금3·동1)을 포함해 빅토르 안이 일군 금메달만 무려 6개. 이는 쇼트트랙 사상 최고의 성적(금·은·동 기준)을 거둔 중국의 여자 선수 왕멍(29세)이 세운 금메달 4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뵈르겐은 여자 크로스컨트리 7.5㎞+7.5㎞ 스키애슬론·단체 스프린트 클래식·30㎞ 단체출발 프리에서 우승을 독식했고 도므라체바는 여자 바이애슬론 10㎞ 추발·15㎞ 개인·12.5㎞ 단체출발에서 3관왕에 올랐다.
◇다양한 종목에서 이색 기록 쏟아져
이색 스타들의 메달 행진도 눈길을 끈다. 미국 봅슬레이팀의 로린 윌리엄스(31세)는 동계와 하계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한 주인공이 됐다. 그녀는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서 1위와 불과 0.1초 차이로 은메달을 따냈다. 런던올림픽 400m 계주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윌리엄스는, 역대 3번째 동·하계 올림픽 여자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