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미가 잠잠해진 뒤 둘은 아라온호 탐방에 나섰다. 영하 80도까지 내려가는 냉장고를 갖춘 생물실험실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이 많았다. 배에 구비된 각종 첨단 과학 장비들에 대한 설명도 듣고, 바닷물을 떠올려 플랑크톤 관찰, 수온 조사 등도 했다.
특히 아라온호가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배가 쿵쿵 큰 소리를 내며 얼음을 깰 때마다 어디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아라온호는 쇄빙을 위해 선체 아랫부분에 얼음을 자를 수 있는 아이스 나이프가 설치돼 있어요. 아이스 힐링 시스템도 인상적인데요. 배가 멈춰 있을 때 주변으로 해빙이 몰려들어 배가 얼거나 얼음에 갇히지 않도록 배를 주기적으로 흔들어주는 시스템이에요."(김백진)
◇미개척지이자 '생태계 보고'인 남극
드디어 남극대륙이 시야에 들어온 건 출발한 지 8일이 지나서인 2월 6일. 바닷물을 따라 떠내려오는 수많은 유빙 위로 해표와 아델리펭귄을 볼 수 있었다.
"남극은 현재 여름이라서 얼음이 많이 녹고 있었어요. 아델리펭귄은 엄청나게 작고 귀여워서 데려가 키우고 싶었어요. 멀리서 처음 남극 대륙을 봤을 땐 '정말 새하얗다'고 생각했어요.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에메랄드빛 빙산도 무척 아름다웠어요."(조부현)
이튿날 배에서 내린 이들은 헬기를 타고 장보고과학기지로 이동했다. 다음 날부턴 본격적인 남극 탐험에 나섰다. 남극도둑갈매기, (웨델)해표, 황제펭귄 등 남극 대표 생물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다. 하얀 눈밭 위로 햇살이 강렬하게 반사돼 선글라스 착용은 필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