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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이산가족 상봉 앞둔 강능환 할아버지… "고향 떠나온지 64년… 꿈에 그리던 아들 처음 만납니다"

2014/02/17 09:29:40

강 할아버지가 아들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지난해다. 상봉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가 가족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친아들이 북한에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부모님은 돌아가셨을 테고 조카라도 있으면 만나서 가족들 소식을 들어보려고 신청했는데 아들이 있다니 놀랐지요. 놀라움보다는 반가움이 더 컸고요. 고향을 떠날 때가 결혼 4개월 무렵이었어요. 아내가 임신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강 할아버지는 어렸을 적 유복한 가정에서 걱정 없이 자랐다. 중학교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는 일본에서 다녔다. 고교 졸업 후엔 고향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1950년 시작된 한국전쟁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집안이 부유하다는 이유로 인민군에게 끌려가 한 달 사흘간 감옥살이를 하며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듬해 1·4 후퇴(인민군과 중공군의 공격으로 국군과 유엔군이 서울에서 철수한 사건) 직후 강 할아버지는 가족과 헤어져 남으로 피신했다. "인민군이 젊은 남자들을 잡아간다고 해서 큰형님과 둘이 급하게 몸만 빠져나왔어요. 작은 형님은 이미 서울에 살고 있었고요."

사나흘 정도로 예상했던 이별이었다. 그러나 결국 돌아가지 못했다. 남북이 분단된 뒤 서울에 자리를 잡고 새 가정도 꾸렸지만 한시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 강 할아버지는 거실 베란다 유리창에 붙은 풍경 사진을 손으로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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