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한 그녀 엔딩크레딧 끝엔 이런 글귀가 뜬다. '세상 모든 어머님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사랑합니다.' 제작자 전재순(45) 예인플러스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를 쓴 장본인이다. 수상한 그녀는 70대 할머니가 20대 아가씨로 돌아가는 판타지를 그린 영화다. 전재순 대표는 지난 2009년 우연히 지인으로부터 받은 한 신인 작가의 시나리오를 보며 해당 작품 제작을 구상했다. "한번쯤 어머니에게 선물이 될 만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곧장 작가 등 제작진을 꾸렸다.
전 대표는 지난달 열린 시사회 자리에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딸과 남편을 초청했다. 영화 말미에 주인공 오두리가 아들에게 건넨 대사("난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살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똑같이 살란다.")는 전 대표가 딸에게 하고픈 말이기도 했다. 영화관을 나선 딸의 눈이 밤송이처럼 부어오른 걸 보며 "엄마의 사랑은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만약 엄마와 딸 둘 중 하나가 사형 당할 입장에 처했다 생각해보세요. 엄마는 주저 없이 자신을 죽여달라고 할 거예요. 하지만 딸이 같은 제안을 받는다면 엄마처럼 자신을 희생하겠다 선뜻 나서지 못할 거예요. 모성은 결국 내리사랑이에요. 세상 모든 딸·아들이 이런 엄마 마음을 알아줄까요?(웃음)"
이제 막 20대가 된 딸이 술을 마시는 등 '낯선' 모습을 보일 때마다 전 대표는 자신이 비슷한 시기에 겪었던 경험담을 들려준다. 단, "'엄마가 어렸을 때는…'으로 시작하는 대화는 최대한 진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신의 과거를 아름답게 꾸미려들면 아이도 이를 금방 알아챈다는 것. 자녀에게 엄마의 어린 시절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전 대표는 "딸은 엄마에게도 소녀 시절이 있었다는 걸 잘 모른다"며 "사진을 보면 부모를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허양재 PDㅣ'엄마를 부탁해' 제작…
"부모도 아이와 함께 함께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