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렉트릭 사물놀이 밴드는 김덕수 사물놀이패를 중심으로 기타와 베이스, 건반 연주자로 이뤄진다. 여기에 판소리를 전공한 객원 보컬이 노래를 담당한다. 공연 레퍼토리는 '인간의 희로애락'으로 구성했다. 강한 비트의 로큰롤을 접목한 경상도 민요 '쾌지나칭칭'부터 리듬 앤드 블루스로 부르는 남도 민요 '육자배기'까지, 이들이 연주하는 곡은 장르의 벽을 뛰어넘는다. 김덕수 교수는 "개성 강한 두 장르의 본질을 흐리지 않으면서 한데 어우러지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치와 햄버거를 접목한 '김치버거'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을 서서 관람하는 '스탠딩' 공연으로 정한 것도 이유가 있다. 넓은 마당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풍물을 즐기던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기 위해서다. 앉아서 연주하던 사물놀이 연주자들도 서서 공연한다.
"전통음악 속에는 한국인의 민족성과 문화, 에너지가 녹아 있어요. 그 어떤 것보다 우리에게 딱 맞는 음악이라는 이야기죠. 요즘 사람들이 전통음악을 고리타분하고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건 '옛것'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하여가' 곡 작업에 참여한 것도, 일렉트릭 사물놀이 밴드를 결성한 것도 '우리 것은 더 이상 옛것이 아니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어요. 사물놀이 주자들을 일으켜 세운 것도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함입니다."
김덕수 교수는 우리 전통음악이 팝송처럼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그날을 꿈꾼다. 1980년대부터 전 세계를 돌며 5000회가 넘는 공연을 펼치고, 환갑이 넘은 현재까지 연주 활동에 나서는 이유다. 가르치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우리 음악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많아야 전통의 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