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MO 아시아 대회는 여느 수학경시대회와 여러모로 차별화된다. 우선 참가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매우 높다. 올해 대회에 참가한 52명(중국 26명, 한국 26명)은 각각 해당국에서 치열한 예선전을 치른 소위 수학 영재들이다. 중국의 경우 지방 예선전과 전국전을 거쳐 수백대1의 경쟁률을 뚫은 학생들이며, 한국은 CMDF(창의적수학토론대회·Creative Math Debating Festival)와 전국창의융합수학능력인증시험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학생들로 엄선했다.
출제된 문제도 흔히 볼 수 있는 경시대회가 아닌 참신한 생각과 독창적 방법으로 수학 원리에 접근해야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오전에 치러지는 개인별 지필 고사와 오후에 치러지는 단체전 모두 단순 암기식 문제는 전혀 없다. 창의적 사고력과 수학적 표현력을 중시하는 대회의 취지에 맞게 다양한 분야가 융합된 문제들로 꾸며진다.
팀원 간 협동심도 강조한다. 5명씩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단체전은 팀워크가 없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단체전은 △짧은 시간 안에 정답을 많이 맞춘 팀이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수학 릴레이 게임' △현장에 있는 수학 게임을 팀원이 풀고 점수를 합하는 '수학 게임 집회' △팀원이 하나의 과제를 위해 노력하는 '수학 대결' 등으로 꾸며진다. 이은주 CMS에듀케이션 영재교육연구소장은 "앞으로 수학 영재들은 단순히 혼자 주어진 문제를 맞히기 보다 주변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단체전 점수도 대회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국 참가자 정진(원명초 6)군은 "KMO와 CMDF를 비롯해 여러 수학 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 대회는 중국인 친구들과 실력을 겨룬다는 점에서 이색적이고 재미있다. 열정적으로 수학 문제를 푸는 중국인 친구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참가자 양이닝(길림대 부속초 5)양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중국 내에서 예선전을 5번이나 치르고 한국에 왔다. 좀 더 창의적이고 기발한 해답을 작성하고 싶어서 평소 문제집도 많이 풀며 준비를 많이 했다"고 소개했다.
WMO 아시아 대회는 미국과 함께 공동운영국인 WMO 중국 협회 주관으로 치러진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첫회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한국에서 열렸다. WMO 중국 협회가 아시아 국가 중 한 곳을 택해 1월과 7월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형태다. 이번 국내 유치는 초중등 창의사고력 전문 교육업체인 CMS에듀케이션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이뤄졌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WMO 부위원장으로 추대된 이충국 CMS에듀케이션 대표는 "WMO의 명성이 워낙 대단해 이번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다. 단순한 경시대회를 넘어 수학을 매개로 전 세계 영재들이 교류하는 대회로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중 수학 영재 만난 축제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