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학사·지학사 교과서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30일부터 상산고는 '친일 학교'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전화와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무차별적 비난이 쏟아졌다. 학교 측은 객관적인 안목을 기르기 위해 두 교과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으나 막무가내였다.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이 욕설로 도배되다시피 해 지난 3일 게시판 문을 닫자, 이번엔 교무실로 수백 통의 욕설 전화가 걸려왔다.
일부 단체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친일 독재 미화 교과서 쓰레기통에 버리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고, 동문은 1인 시위를 이어갔다. 그러자 학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교과서 채택을 비판하는 대자보 10여장이 학교 안팎에 내걸렸다. 지난 5일엔 방학 특강을 듣기 위해 기숙사에 남은 학생 500여명 가운데 270여명이 교학사 교과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을 해 학교에 전달했다.
결국 학교 측은 역사교사와 보직교사 회의, 그리고 교육과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7일 교학사 교과서 선택을 철회했다. 상산고 측은 "교과서 8종 모두 흠결이 있었고, 이를 비교하는 것만도 탐구학습이 될 수 있어 선택했는데 끝내 이념 싸움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교학사 채택률 '0'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