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충신동 골목 끝에 있는 낡은 한옥집이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 누울 정도로 작고 어두운 방. 반성주(76세) 할아버지는 올해도 일인용 전기요에 의지해 겨울을 버틸 참이었다.
보온텐트 업체인 '바이맘' 직원 두 명이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들어갔다. 일일 봉사자로 참여한 한상원(서울 봉화초 4학년)·송승혁(서울 중화초 4학년) 군도 뒤따랐다.
“우선 벽에 텐트를 고정할 못을 박아야해요. 어르신들이 주무실 때 바람이 들어오면 안 되니까 아래쪽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높이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겠죠?”
텐트를 붙잡고 어찌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장석훈 바이맘 전략기획팀장이 설치 요령을 설명했다. 수평을 맞춰 단단히 못을 박고 모서리 끈을 연결하자 금세 텐트가 완성됐다. 보온텐트는 바람을 차단해 4도 이상의 보온 효과를 낸다. 전기장판을 틀면 온도가 10도까지 올라간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할아버지, 여기 들어와 앉으세요.”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텐트 속으로 들어갔다. 신기한 듯 텐트를 만져보던 할아버지가 봉사자들을 향해 연방 고개를 숙였다. “ 연료비 때문에 한겨울에도 난방을 안 하고 지냈어요. 원체 오래된 집이라 웃풍이 심해서 겨울에 누워 있으면 얼굴이 시려 괴로웠는데…. 참 좋네요.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이번 겨울은 춥지 않게 건강하게 지내세요.” 아이들이 준비해온 작은 선물을 내밀었다. 털장갑과 겨울용 양말이었다. “참 착하구나. 고맙다.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