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씨가 배치받은 '보전팀'은 설비를 사전에 점검하고 고장이 나면 이를 보수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한번은 설비 보수 작업 중 수리에 나선 상급자가 이씨에게 '특정 부품과 장비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일이 있었다. 부품의 위치도 잘 모를뿐더러 처음 들어보는 용어가 많아 헤맨 통에 그는 크게 혼나게 됐다. 배우지 않은 일로 꾸지람을 듣게 된 이씨는 억울함에 3년차 선배를 찾아가 상담을 요청했다. "그때 선배가 '기술이라면 네가 알기 어려우니 선배들이 가르쳐주겠지만 부품이나 장비는 창고에 명칭이나 치수 등이 다 적혀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너 혼자 공부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순간 스스로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후 모든 일에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죠."
이씨는 설비에 특별히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여유시간이 많은 보전팀의 특성을 이용, 틈틈이 창고를 찾아 부품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보수작업이 있을 때는 선배의 행동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눈여겨 봐두었다. 그 결과 현장실습생 신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복구 작업을 직접 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분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해요. '나도 저런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덕분에 저도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었죠."
실습 종료 후 세종공업은 업무에 적극적인 모습과 근성 있는 이씨를 긍정적으로 평가, 정식 채용을 제의했다. 한국에서 6개월 교육을 거친 후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세종공업의 미국법인에서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이씨는 이내 이를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채용 제의를 수락했다. 이제 그는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좋은 기회에 설렐 뿐"이라고 말했다.
김다희_인천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2년
"평생 이 분야서 일하고 싶다는 확신"
김다희(인천재능대 호텔외식조리과 2년)씨는 "현장실습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시험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뼈저리게 느끼는 반성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깨달음 끝에 좌절하는 대신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보완하기로 마음먹은 긍정적인 생각의 소유자다. 김씨는 지난 6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쉐라톤인천호텔(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베네'에서 현장실습에 나섰다. 공모전에서는 이 과정을 담은 수기 '쉐라톤에서 길을 찾다'로 최우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