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숙 고려대 MBA, "실무 경험 쌓을 수록 커졌던배움의 갈증 채워줘"
김찬숙(33·오티스엘리베이터 서비스마케팅팀 차장)씨는 지난해 3월부터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의 '코리아(Korea) MBA' 과정을 밟고 있다. 대학(덕성여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후 2002년부터 삼성에버랜드 FC사업부에 입사해 8년간 근무한 그는 "업무 역량이 늘고 직위가 높아질수록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 발전가능성을 떠올릴 때면 늘 한계가 느껴졌어요. 조직이나 경영, 재무, 회계 등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고 싶어 MBA 진학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1년, 현 직장으로 이직하면서 김씨는 이 바람을 실현할 기회를 가졌다. 오티스엘리베이터가 1년 이상 재직자에게 석사 과정 학비(연간 2000만원)를 지원하는 장학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고려대 MBA의 최대 장점으로 '사람', 즉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꼽았다. 특히 MBA 입학 직후, 처음 배우는 재무·회계 등의 기초 과목 공부에 허덕일 때 동기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주말마다 스터디그룹이 열렸어요. 공인회계사 등 전문 지식을 갖춘 동기들이 나와서 자발적으로 지도해줬죠. 직장과 MBA를 병행하느라 잠도 두세 시간밖에 못 자는 상황에서 힘든 내색 한 번 없이 도와준 동기들 덕분에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씨의 뇌리에 가장 깊이 남은 수업도 팀 프로젝트 형태로 운영된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학생들이 팀을 이뤄 1·2학기에 배운 경영 지식 전반을 활용해 기업 운영을 실습하는 수업이었다. 수업이 '팀 간 경쟁' 체제로 진행돼 더욱 흥미진진했다. 그는 "배경(전공 등)이 전부 다른 팀원들과 함께 공부하는 과정이 뜻깊었다"고 전했다.
MBA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안목은 물론 삶의 태도까지 달라졌다. 특히 외국에 나가 세계시장을 살피고 글로벌기업 CEO의 강연까지 듣는 '필드 트립' 과정은 기업에 대한 김씨의 시야를 넓혀주기에 충분했다. 졸업 후에도 재학 중 듣지 못한 과목의 수강 기회를 주는 '르네상스 제도' 덕분에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하다. 김씨는 MBA를 발판으로 지난 2월, 자신이 원하던 서비스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처음 목표로 했던 경영 지식 습득 외에 MBA에서 얻은 게 참 많아요. 그 중 첫 번째는 사람·조직·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겁니다. 기업 현장을 두루 경험한 교수님들이 '인생 멘토'가 돼주시기도 했고요. MBA 덕분에 제 인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황철용 서강대 MBA, "인문학 역량 갖춘마케팅 전문가 발돋움"
학부에서 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황철용(26·서강대 졸)씨는 교육행정 전문가가 되기 위해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중 서강대 MBA(이하 SIMBA)를 택한 조금 색다른 이력의 소유자다. 실제로 그는 SIMBA 입학 면접에서도 면접관에게 이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사학, 교육학, MBA는 어떻게 보면 연결되는 지점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영학과 인문학은 모두 인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학문이에요. 특히 제가 관심을 갖는 소비재 마케팅 부문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죠. 학부에서 긴 시간 동안 인간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저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씨가 MBA를 선택한 데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황씨의 아버지는 서울 대학로에서 사과소주, 수박소주, 코코넛소주 등의 과일 칵테일을 직접 과일을 깎아 만든 잔에 담는 것으로 유명해진 주점의 창업주다. “아버지께서 사업하시면서 늘 강조하셨던 것이 ‘인문학적인 지식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학부에서 타 학문을 전공한 이들은 경영학 전공자나 실무 경력자들에 비해 전공 지식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각자의 학문적 토대를 바탕으로 기존과 다른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는 “최근 MBA를 비롯한 고학력자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경영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함께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업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MBA 커리큘럼을 수학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심화활동을 통해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마케팅 분야에 관심 있는 원우들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구성하고 경영사례분석 대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MBA 진학을 결정할 때 “무엇을 더 공부하고 경험할지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장 경험이 있는 분들은 자신이 부족한 점이나 필요한 것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저처럼 학부를 마치고 바로 진학하는 경우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아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컨설팅, 재무, 마케팅 등 다양한 경영의 분야 중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고 과정을 선택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거에요.”
임성준 중앙대 MBA, "한·중 복수학위로글로벌 네트워크 갖춰"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의류수출전문 기업의 해외영업팀에서 근무했던 임성준(30)씨는 ‘중국 무역 전문가’를 목표로 중앙대 경영학 석사와 중국 상하이 푸단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중앙대 CAU―푸단(Fudan) MBA에 진학했다. 학부 때부터 해외 무역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재학 중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대학 교육역량 강화사업 국비 장학생으로 영국 인턴십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수출 전문 회사에 취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가 특히 관심을 둔 국가는 중국. “학부 때 중국 여행을 하면서 방대한 중국 시장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실무를 경험하면서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고 느껴 MBA 진학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특히 1년간 국내에서 1년간 중국 현지에서 공부할 수 있는 CAU-푸단 MBA가 매력적이었죠.”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푸단대 EMA(Eng lish-Instructed Master in Chinese Economy) 과정을 마치고 국내에서 마지막 학기를 수학 중인 그는 “중국 현지 과정이 전문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MA는 중국 경제의 역사와 정치경제시스템, 세제 및 법률, 산업정책, 투자 및 무역에 대한 규제 등 현지 진출 시 필요한 전문 지식에 특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졸업 후 곧바로 중국 기업이나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도 많다. 국내와 중국에서의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그는 “MBA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은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저 역시 학교 프로그램 외에 현지인들이 주최하는 사교 모임, 조기 축구 모임 등에 참가하며 교류를 쌓았어요. 푸단대는 중국 내에서도 최고 명문대학인만큼 함께 공부하는 유학생들의 수준도 상당히 높아요. 이들과의 교류는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