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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규칙 설정, 감시 말고 함께 실천을

2013/09/25 16:38:11

자녀에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게 할 때 '어떤 기종' '어떤 요금제'를 선택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가 더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바로 '구매 시점'이다. 아이가 현명하게 이용하길 원한다면 적당한 시기를 판단해 디지털 기기를 접하게 해야 한다.

우선 아이가 부모 통제하에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하고 싶어도 참을 수 있는 절제력과 충동 조절력, 인내력이 있는지를 고려한 다음 구매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또래보다 산만하고 충동 조절이 어렵다면 반드시 이 문제부터 해결한 뒤 디지털 기기를 접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다른 아이들보다 디지털 기기에 빠져들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다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디지털 기기 사용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미리 아이와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손에 넣기 전부터 어떤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겼을 시 어떤 벌칙이 주어지는지를 충분히 숙지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집으로 돌아오면 스마트폰을 부모에게 맡기기로 한 아이가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통화시간이나 데이터양을 제한하는 요금제로 바꾸는 식처럼 말이다. 특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앞서 정해둔 벌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적당히 봐주는 일이 반복되면 아이의 디지털 기기 사용 관리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아이의 실천 의지를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면 문서로 만들어서 잘 보이는 곳에 붙인 뒤 스스로 체크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체크리스트에 아이의 서명까지 받아두면 아이에게 더욱 강한 책임감을 부여할 수 있다.<예시참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

아이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부모가 '감시'하고 아이가 '보고'하는 형태가 아니라 서로 편안하고 친밀하게 대화하는 형태가 돼야 한다. 아이에게 친구처럼 평등한 관계 속에서 편안하게 말하고 듣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아이와 디지털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즐겨 사용하는 기기나 프로그램 등을 직접 사용하며 지식을 쌓는다면 나중에 대화를 나누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과 관련해 아이와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면 자신이 너무 억압하고 강요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바로 아이가 지켜야 할 규칙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뒤 그것을 지키도록 강요한다는 점이다. 일방적으로 정해놓은 규칙은 아이로 하여금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의지를 심어주지 못하고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에 대한 규칙과 한계를 전달할 때는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당위성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 많이 하면 안 돼!"라고 무조건 윽박지르기보다는 "컴퓨터게임을 많이 하면 독서나 공부와 같이 밋밋한 자극에는 뇌가 반응하지 않게 돼"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디지털 기기로부터 내 아이를 지키고자 할 때 무엇보다 필요한 건 가족 모두의 참여다. 구성원 중 누구 하나라도 대충 피해가고 넘어간다면 아이의 실천 의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로 지키기로 한 사용 규칙은 엄마, 아빠, 오빠 동생 모두가 예외 없이 지켜야 한다. 좀 더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예 디지털 기기 사용 규칙을 만드는 과정부터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것이 좋다. 이른바 '가족회의'를 통해서 서로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서로 지켜나갈 수 있는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모든 식구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날로 정하고, 대신 그날은 별도의 활동을 마련하거나 모두 독서를 하는 등의 규칙을 만드는 것도 현명한 일이다.

자료=‘디지털 세상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글 신의진|북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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