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조로울 줄 알았던 전국과학전람회 준비는 첫 단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연구 주제를 정하지 못했던 것. 송예린 양이 제안했던 주제인 '미나리의 정수 효과'는 사전 준비 단계에서 엎어졌다. "뭔가 창의적인 주제를 연구해 보고 싶었어요. 미나리가 물을 맑게 해주는 건 사실 뻔하잖아요. 날마다 소윤이와 머리를 맞댔죠. 그래도 주제가 잘 안 잡히더라고요. 정말 답답했어요." (송예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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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난방 방식에서 과학 원리 찾아내
매일 고민을 거듭하던 두 소녀는 뜻밖의 장소에서 연구 주제를 찾았다. 과학 동아리에서 견학을 간 회암사지 박물관에 있던 서승당을 보게 된 것이다. 스님들이 생활하는 서승당 내 전통 난방 장치인 구들이 일반적인 구조와 달리 특이했기 때문이다. 이에 흥미를 느낀 정소윤 양과 송예린 양은 이중으로 된 구들 구조에 숨어 있는 열 흐름을 주제로 곧바로 연구에 들어갔다. "주제가 조금 어렵죠? 쉽게 말해 일반 구들에 비해 회암사지 서승당의 구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오랜 시간 동안 방바닥을 따뜻하게 해주는가를 밝히는 연구예요. 당시엔 보일러도 없었잖아요." (정소윤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