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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한국사) 8種 중 7種, 대기업의 경제공헌보다 獨占 등 폐단 집중 부각

2013/09/24 01:08:00

하지만 대부분 교과서에선 대기업·기업가에 대한 이 정도의 긍정적인 서술도 찾아보기 어렵다. 8종 중 7종은 약속이나 한 듯 '정경 유착' '재벌에게 부(富) 집중' '특혜' '경제 독점' 현상을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표 참조〉. 천재교육 교과서는 "정부 주도의 성장 정책과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중화학 공업의 특성상 재벌에 각종 특혜가 주어졌으며, 이로 인해 정경 유착의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했고, 교학사 교과서는 "재벌에게 부가 집중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등의 사회 문제도 일어나서 복지 정책의 필요성이 증가하였다"고 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인의 실명을 언급한 예도 거의 없다. 8종 교과서 모두가 노동운동가 전태일을 크게 부각시킨 것을 놓고 볼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8종 중 5종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등장하지만, 경제성장이 아니라 남북 관계를 다룬 '소 떼 방북' 부분이다. 그나마 두산동아 교과서는 호칭 없이 '정주영'이라고만 써 기업가임을 숨기는 듯한 인상을 준다.

주어가 빠진 '경제성장'

리베르스쿨 교과서는 "우리나라는 1960년대와 1970년대에 걸쳐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경제 개발의 의지가 강한 정부가 외자를 도입하여 수출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높은 교육열과 근면성을 지닌 국민이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360~361쪽)고 썼다. 경제성장의 주어(主語)에서 '기업'만 고스란히 빠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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