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내용 따라 질문 상이… 대부분 사전 제작
면접 문항은 철저하게 '지원자 맞춤형'으로 출제된다. 100% 지원자의 제출 서류 내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대학이 고교생 대상 모의면접을 실시할 때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연히 일명 '족보' 같은 건 전혀 통하지 않는다.
대학이 면접 위원을 구성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특정 지원자의) 서류 평가 담당관이 면접 위원으로 참석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서류 평가 담당관과 면접 위원을 엇갈리게 배치하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는 전자에, 건국대·동국대·한국외국어대는 후자에 각각 해당된다. 중앙대는 1차 서류 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후 (서류 평가 단계를 거치며 지원자에 대해 사전 지식을 갖게 된) 입학사정관이 면접 대상자의 제출 서류를 재검토하며 지원자별 면접 문항을 미리 작성해둔다.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은 "상당수의 수험생은 '면접관이 현장에서 서류를 뒤적이며 즉석에서 질문을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지적했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 '친구들과 과학탐구대회에 출전해 공동 수상했다'는 내용이 있으면 그 부분을 토대로 △팀 내에서 수행한 역할 △출전작 관련 교과 개념 숙지 여부 △준비 단계에서 발생한 갈등 해결 방식 등의 추가 질문을 만드는 식이다.
이정림 건국대 책임입학사정관은 "서류 평가 단계에서 심사위원이 지원자별로 '면접 시 추가 질문 사항'과 관련된 메모를 첨부한다"며 "면접 위원은 이 메모를 참고해 면접 대상자의 제출 서류를 검토하며 면접용 질문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두시현 동국대 입학사정관은 "지원자 서류에 '모의 법정 참가' 기록이 있다면 △해당 모의 법정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본인은 검사·변호사 중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무슨 방식을 적용해 상대방을 설득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묻는다"며 "네댓 단계의 추가 질문을 통해 해당 활동이 본인에게 정말 뜻깊은 활동이었는지 낱낱이 확인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교과 지식, 고교 활동상과 연계해 출제될 수도
'인성면접이니 교과 지식 관련 질문은 없을 것'이란 오해는 금물이다. 전공 활동 내용 중 교과 개념을 뽑아낸 형태의 질문이 꽤 자주 나오기 때문. 허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연구원은 "이를테면 지원자의 모형항공기대회 수상 기록을 토대로 '제작 당시 날개 길이와 그렇게 정한 이유' 같은 추가 질문을 던져 역학 개념의 이해도를 측정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석록 한국외국어대 입학사정관실장은 "경제학과 지망생이라면 고교 경제 교과의 기본 개념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될 수도 있다"며 "단, 이때 질문 수준은 교과서 내 '학습활동' 문제 정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입학사정관 전형의) 인성면접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전공 지식 평가형 면접'이나 '시사 이슈 중심 면접'의 열기는 다소 식었다. 하지만 지원 모집 단위(혹은 지원자의 고교 활동상)와 연계된 질문은 여전히 자주 출제된다. 사회과학대학 지원자나 고교 시절 시사토론 동아리 등에서 활동한 지원자라면 특히 이 같은 유형의 질문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쟁점이 됐던 시사 이슈(△국정원 선거 개입 △일본 우경화 △학교폭력과 자살 △NLL 대화록 공개 △4대강 재조사 △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국제중 입학 비리 △재벌 회장 비자금 수사 등)를 면밀히 살피고 그에 대한 자기 입장과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는 게 첫 단계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각각의 이슈가 지닌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 조명해 다른 수험생과 다른 관점과 발상을 세우는 연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계열 면접에선 교과서 개념과 원리의 심층 이해를 요구하는 문항이 종종 출제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물리는 역학과 전자기, 화학은 화학 평형과 반응 속도, 생명과학은 DNA 형질 발현과 유전, 지구과학은 해수·대기 운동에 따른 기후 변화 등이 빈출 주제이므로 관련 내용을 심화학습 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