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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레이어는 없어도 팀은 최강

남양초에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초등학교 배구부마다 '원 톱'으로 불리는 스타플레이어가 중심이 돼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특이한 경우다. 그러나 남양초의 경우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는 팀 전원이 스타플레이어라고 바꿔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대회 MVP 수상자는 조성민(6학년·라이트) 군이었지만, 지난 4월에 우승한 재능기 배구대회에서는 윤창희(6학년·센터) 군이 MVP를 수상했다. 남양초 배구부에서는 한 명의 선수가 두드러질 수 없을 정도로 선수 모두의 역량이 출중하다는 의미다.

팀의 주장인 이준협(6학년·세터) 군은 "우리 팀의 강점은 선수 전원이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수 개개인에게서 틈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우리 팀 전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저는 수비에 강한 반면, 공격력이 약했는데 그 점을 집중 보완했어요. 점프력과 파워를 높이는 훈련을 열심히 했죠. 덕분에 지금은 필요할 때 언제든 공격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어요." (윤창희 군)

주전 6명을 비롯한 선수 전원이 공수 전환이 가능한 것은 철저한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훈련 시작과 동시에 체육관 14바퀴 달리기, 스트레칭, 배구 기초 동작 훈련, 팀 플레이로 이어지는 훈련을 매일 4시간가량 해오고 있다. 그중 백미는 팀 플레이다. 주전 선수 6명이 호흡을 맞추는 팀 플레이는 성민이가 공을 넣어주면 준협이가 위로 띄워 주고, 이어 팀 내 최장신인 최재민(6학년·센터) 군이나 창희가 바로 속공을 하거나 시간 차를 두고 전상현(6학년·레프트) 군이나 김태광(6학년·레프트) 군이 공격을 시도한다. 이 일련의 과정을 매일 1회 15분, 한 시간 넘게 훈련한다. 덕분에 공은 마치 자로 잰 것처럼 정확하게 움직인다.

탁월한 순발력을 자랑하는 상현이는 "팀 플레이는 호흡이 중요한데, 이는 반복 훈련을 통해서만 완성돼요. 한 사람만 실수해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죠. 훈련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시합에서 훈련의 성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 뒤로는 훈련이 힘들지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전국 최강의 꿈, 팀워크로 이뤘죠!"

지금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전국 최강팀이지만, 저마다 배구부에 모인 사정은 제각각이다. 주장 준협이는 어려서부터 배구선수를 꿈꿔왔다. 체계적으로 배구를 배우기 위해 4학년 때 배구 명문 남양초로 전학 왔을 정도다. 반면, 유리한 신장과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재민이는 단순한 클럽 활동으로 오해하고 배구부에 들어왔다가 배구의 재미에 눈을 떠 선수로 전향한 케이스다. "초기에는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훈련하면 충분한 체육 클럽으로 생각하고 왔어요. 막상 시작하니까 훈련이 너무 힘들어서 한 번 그만뒀어요. 그런데 같이 운동하던 친구들과 훈련 후의 뿌듯함이 그리워서 돌아왔죠."(최재민)

MVP를 수상한 성민이는 다소 통통했던 체형 탓에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를 할 생각으로 배구를 시작했다가 어느새 에이스 역할을 도맡고 있다. 발군의 점프력으로 일찌감치 배구부 선생님들의 눈에 띄어 스카우트된 창희와 지능적인 플레이와 팀 내 최고의 순발력을 자랑하는 상현이도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저마다 배구를 시작한 이유는 다르지만 매일 함께 훈련하다 보니 이제는 눈짓으로도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매일 얼굴을 맞대고 훈련하다 보니 가끔은 팀원들의 뒤통수만 보고도 공을 어디로 보낼지 감이 온다니까요.(웃음)" (윤창희 군)

"제 동생도 올해 배구부에 입단했어요. 제가 즐겁게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까 배구가 하고 싶었나 봐요." (최재민 군)

전국대회를 막 치렀지만 남양초 배구부원들은 이미 다음 학기 대회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훈련의 핵심은 여전히 '팀워크'다.

"앞으로도 많은 경기가 있겠지만, 우리의 각오는 늘 같아요. '한 명의 뛰어난 선수가 모든 팀을 이길 순 없지만, 한 개의 뛰어난 팀은 모든 팀을 이길 수 있다' 그런 각오로 훈련에 임하다 보면 언젠가 전국 2연패를 넘어 부동의 챔피언 팀에 등극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