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우선 배달 좀 하다가…"
"오토바이 훔치고 편의점 털고…. 폭행·특수절도로 한 4번 걸렸어요. 작년 10월(당시 A공고 1학년) 사고 좀 쳤어요. 선생님이 대뜸 '자퇴하든가 전학 가라'는 거예요. '○ 같아서 자퇴한다'고 그 자리에서 자퇴서 썼어요. 지금 제일 필요한 거요? 고등학교 졸업장이죠. 그래도 학교는 진짜 아니었어요. 입학식 날 선배들이 신입생을 막 때렸어요. '신입빵'이죠. 미래? 별로 생각 안 해봤어요. 우선 배달 좀 하다가 내년쯤 방송통신고 갈까 해요. 좋은 선생님도 있긴 있었죠. 초등 3학년 때 주의력결핍장애(ADHD)로 약을 먹었어요. '정신병자'라고 놀리는 애를 때려줬어요. 학교에선 보통 때린 애랑 놀린 애 중에 때린 애만 혼내요. 그런데 담임이 '약점을 놀린 게 더 나쁘다'면서 걔한테 부모님 모셔오라고 했어요. 그 선생님은 지금도 생각나요."(박진성·가명·17·2012년 자퇴)
◇"'알아서 학원 다니라'던데요"
"중학교 때 부반장도 하고 성적도 상위권이었어요. 하지만 몸도 약하고 생리통이 너무 심했어요. 고등학교 입학 전부터 겁이 났는데, 가보니 정말 모든 게 입시 위주였어요. 전원이 무조건 오전 7시 40분까지 와서 밤 10시까지 '야자(야간자율학습)' 해야 된대요. 그런다고 진짜 입시를 열심히 도와주는 것도 아니었어요. 국어 선생님이 첫 수업 때 '수시랑 수능이랑 따로 준비해야 하는 거 알지?' 했어요. 자기는 그냥 교과서대로 진도 나갈 테니 알아서 학원 다니란 얘기죠. 숨이 막혔어요. 뭐든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저 말고 다른 애들도 없을걸요. 누가 조금만 잘못해도 사정없이 험담을 해요. 다 경쟁자니까. 자퇴서 내고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위(胃)에 구멍이 났네. 한 2년 됐겠는데, 어떻게 버텼니?' 했어요."(김영아·가명·16·올 3월 자퇴)
◇"교실에 무서운 애들이 득실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