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작 ‘기생’을 제작한 박성웅(43세) EBS 교육다큐부 PD는 “칼 짐머가 쓴 ‘기생충의 제국’을 읽고 기생 생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주 먼 옛날 한 생물이 색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합니다. 남의 몸에 들어가 생활하는 ‘기생’을 시작한 것이죠. 배고픔과 추위, 천적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혁신적인 생존 방식이었습니다. 기생 생물에 몸을 빼앗긴 숙주들도 대응 전략을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생충과 숙주가 살아남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경쟁하는 것, 이것이 ‘진화의 역사’라는 게 다큐멘터리의 주제입니다.”
제작진은 지난해 3월부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준비했다. 6월부터는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찾아나선 건 영화로 널리 알려진 ‘연가시’. 사마귀나 귀뚜라미 같은 곤충의 뱃속에서 성장하다 때가 되면 숙주를 조종해 물로 뛰어들어 자살하게 하는 기생 생물로, 곤충이 물에 들어가는 순간 숙주의 몸에서 빠져나와 물속에 알을 낳는다.
“광주·홍천·인천 등을 돌며 사마귀를 100마리쯤 잡았는데 연가시가 없었어요. 석 달을 허탕친 끝에 겨우 제보를 받아 연가시를 촬영할 수 있었어요. 징그러웠냐고요? 반가웠죠. 얼마나 기다렸던 녀석인데(웃음).”
◇얼룩말의 줄무늬는 왜 생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