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김새도 물속 생활에 맞춰 진화했다. 네 발에 물갈퀴가 생겼고, 물의 저항을 받지 않고 빠르게 헤엄치기 위해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일자 형태의 몸을 갖게 됐다. 한성용 박사는 "수영할 때는 '응!' 하고 근육을 움직여 콧구멍과 귓구멍을 막는다.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굴로 다양한 표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수달의 특징이다. 다른 동물과 달리 볼에 살이 통통하게 붙어 있어 '표정 짓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한 박사의 설명이다. "동그란 얼굴로 물끄러미 쳐다보는 표정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기분 좋은 표정, 피곤해하는 표정, 졸린 표정, 화난 표정도 지어요. 덕분에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합니다."
입 주변에 난 기다란 수달의 수염은 물속에서 물고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한다. 시력은 좋지 않지만 청각과 후각 능력이 뛰어나다. 지능은 높은 편. 수달의 한 종류인 '해달'은 특히 똑똑하다. "돌멩이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다가 조개를 발견하면 배 위에 올려놓고 돌멩이로 깨 먹습니다. 사람이나 원숭이 등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도구'를 사용한다는 뜻이죠."
◇
사냥, 콘크리트 하천… 수달이 사라진다수달은 세계적인 멸종 위기종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학자들로 구성된 수달 전문가 그룹을 두고 수달 종만 따로 보호할 정도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수달이 이미 멸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북한강 상류, 영월 지역의 동강, 남해 바닷가 등지에서 수달이 종종 발견되지만 수가 점점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