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6 16:44:46
◇전교생 수업·방과 후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
연습이 끝나자 이들은 탈을 벗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얼굴엔 땀이 줄줄 흘렀다. 오정은(6년) 양이 웃으며 말했다. "장맛비가 제 얼굴에 오나 봐요. 이마엔 홍수가 난 것 같아요. 탈춤을 추면서 살이 진짜 많이 빠졌어요."
은율탈춤은 황해도 은율 지방에 전승되어 온 가면 무용극이다. △사자춤 △헛목(상좌)춤 △팔목중춤 △양반춤 △노승춤 △미얄할미 영감춤 등 총 여섯 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197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로 지정됐으며, 1982년 전승지가 인천으로 정해졌다.
차부회(54세) 은율탈춤 전수조교(은율탈춤보존회 부이사장)는 "6·25 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란 내려온 사람들이 인천에 많이 정착했다. 그분들이 탈춤 전수에 나서 인천이 전승지가 됐다. 은율탈춤은 다른 탈춤에 비해 춤 동작이 활발하고 거친 게 특징"이라고 했다.
현재 전국 초등학교 중 은율탈춤 전수학교는 모두 7곳이다. 용정초도 이 중 하나. 2008년 전수학교로 지정된 이후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간 15시간씩 전교생을 대상으로 탈춤 수업 진행, 방과 후 동아리 활동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09년 9월 인천평생학습축제 학습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은상 받은 걸 시작으로 매년 관련 대회에서 입상했다. 특히 지난해 10월엔 한국가면극연구회 주최로 열린 전국청소년탈춤경연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대상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차 조교는 "용정초는 전수학교 중 실력이 으뜸이다. 지난해 대회에선 초등생 중 유일하게 '미얄할미 영감춤'을 소화했다. 아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대단하다. 무엇보다 즐기면서 춤을 추는 자세가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조상의 얼과 재치가 녹아 있는 매력적인 탈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