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장거리를 대회 초등 최단 기록인 16분40초로 통과
이 대회에서 경민이는 2위로 들어온 선수보다 무려 2분이나 앞선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바다 핀수영 첫 도전에 엄청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사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 경민이는 처음 접하는 바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선수들보다 뒤처졌다. "처음에는 수영장 느낌을 생각하고 입수했는데 전혀 아니더라고요. 바닷물 특유의 짠물이 입에 들어가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어요. 물도 차가웠고요. 앞도 안 보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죠."
롱 핀을 발에 찬 체 500m를 헤엄친 경민이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하나의 주법으로만 수영을 하다 보니 체력이 빨리 고갈됐던 것. 이에 경민이는 가장 자신 있어하는 주법인 배영과 자유형을 번갈아 이용하는 방법으로 난관을 헤쳐나갔다. 이내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경민이는 선두에 있던 선수들을 단숨에 제치고 16분40초라는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초등부 기록 1등이었다. "결승점을 돌파하고 나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어요. 숨도 차고, 너무 힘들었거든요. 제 기록을 보고 그제야 팔짝팔짝 뛰었죠. 너무 기뻤거든요!(웃음)"
경민이가 수영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영을 하면서 체력도 키울 수 있다는 부모님의 권유로 동네 수영장에 다니면서부터다. 어린 나이였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뛰어난 운동 실력을 자랑했다. 3학년이 되면서 선수반으로 옮긴 경민이는 일반 수영과 핀수영 주법 등을 배워나가며 하나하나 실력을 다듬어 갔다. 그중에서 핀수영은 경민이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다. "일반 수영과 핀수영을 비교했을 때, 핀수영이 제겐 더 편했어요. 제가 발차는 킥이 약한 편인데요. 핀을 발에 차면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수영을 할 수 있거든요."
수영에 재능을 보인 경민이는 지난 2011년 이화여자대학교 체육영재센터에 지원한다. 본격적으로 수영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서류전형과 기초 체력 검사 등을 무난히 통과한 경민이는 전체 50명 중 수석으로 수영 영재에 선발됐다. 경민이는 "3학년 때부터 체육영재센터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다리를 다쳐서 아쉽게도 포기를 해야 했다. 이후 열심히 준비한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영재로 선발된 것 같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