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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재동초 '오늘은 125일째 싸움 없는 날'

2013/07/10 16:27:20

"다른 학교 친구들 얘길 들어보면 초등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이 심각하다고 해요. 학교 가기 무서울 정도래요. 하지만 우리 학교는 예외죠. 다툴 일이 생겨도 '알림판'을 보면 멈칫하게 되거든요. 싸움이 없다는 게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자랑거리예요."(6학년 김수현 양)

이런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초창기에는 30일, 50일을 넘기기도 어려웠다.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학교와 교사, 학생이 함께 노력하면서 서서히 달라졌다. '전교생 높임말 사용'도 그중 하나다. 재동초 어린이들은 친구의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부르고 서로 높임말을 쓴다.

"사람은 누구나 존중받고 싶어하잖아요. 높임말을 쓰다 보면 말을 함부로 못하게 되니까 다툼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정말 화날 때는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I 메시지'로 대화해요. '내가 ○○님의 이런 행동과 말로 상처를 받았으니 이젠 하지 말아주세요'하고 나(I)를 주어로 상대방에게 감정을 차분히 얘기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쑥스러웠는데 실제로 해보면 정말 효과 있어요."(6학년 황조이야 양)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1000일까지 함께해요"

지난해 9월 부임한 박인화 교장은 "올해부터는 '싸움 없는 학교'가 아니라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로 캠페인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손목에 분홍색 '행복 밴드'를 채웠어요. '불평 제로 밴드'라고도 하지요. 불평은 불행의 근원이거든요. 불평을 할 때마다 밴드를 다른 팔에 옮겨 차며 의식적으로 불평을 줄여나가는 거예요. 아이들이 행복해지면 자연스럽게 학교폭력도 사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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