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9 16:39:32
이번 대회에서 그는 주니어 랭킹 1위인 닉 키르기오스(18세·호주)와 랭킹 6위 보르나 코리치(17세·크로아티아)를 16강과 8강에서 각각 2-0으로 완파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결승전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경기 내용은 막상막하였다. 0-2로 밀리던 1세트에서 역전에 성공해 5-3까지 앞서나가며 상대 선수를 압박했고 2세트에선 한 점 차를 유지하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오른쪽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붕대를 감고 뛰면서도 "테니스 선수라면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약시 때문에 시작한 테니스… 이젠 세계 최고를 꿈꾼다
정현이 테니스를 처음 배운 건 7세 때였다. 약시라는 진단을 받은 게 계기가 됐다. 의사는 "시력이 더 떨어지지 않으려면 초록색을 자주 보게 하라"고 조언했다. 이때부터 그는 형과 함께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테니스 선수로서의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을 타고났다고 평가받는 정현은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갔다. 2008년 세계 최고 권위의 테니스대회인 오렌지볼과 에디허 대회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정현은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를 휩쓸며 한국 테니스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우뚝 섰다.
8일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한국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던) 이형택 선배를 뛰어넘고 시니어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윤용일(40세·삼성증권) 코치는 "경기 중 정현의 집중력은 이미 톱클래스 수준이다. 서브만 보완한다면 이형택의 기록을 넘어 세계 톱10 안에 드는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정현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는 13일부터 경북 구미에서 열리는 대통령기 전국남녀테니스대회에 참가한다.
☞테니스 메이저대회
테니스의 4대 메이저대회는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대회, US오픈을 가리킨다. ITF(국제테니스연맹)가 주최하는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