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나뭇잎 좀 볼래? 공룡 발자국 같지 않니?"
이날 오전, 장평초등학교 뒤편 숲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개량 한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손을 잡고 숲길 산책에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길을 가다 중간중간 멈춰 주변을 관찰하거나 "삑 삐이익" 풀피리를 불었다. 진한 풀 내음에 코를 킁킁거리기도 했다. 이예진(1년) 양은 "숲을 거닐면 몸이 개운해진다"며 까르르 웃었다.
'학교 숲길 걷기'는 장평초의 친환경 프로그램 중 하나다. 전교생이 매주 수요일 아침, 학교 숲을 거닐며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 한 달에 한 번 근처 한택식물원에 방문해 맨발로 숲 걷기, 천연염색 옷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도 즐긴다. 고구마·감자·오이 등 학교 텃밭에서 가꾼 유기농 작물을 수확해 나눠 먹기도 한다.
아토피 학생 특별 관리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현재 아토피 특별반은 총 19명. 심계옥 보건 선생님은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의 증상을 꼼꼼히 관찰해 기록하고, 집중 치료를 돕는다"고 말했다.
경기도 내 초등학교 중 유일하게 마련된 '아토피 예방 체험관'도 자랑거리다. '황토방'과 '모밍스파실' 시설이 대표적. 황토방에 칠해진 황토는 각종 세균을 없애주는 원적외선을 발생시켜 아토피 예방·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모밍스파실엔 피톤치드 성분이 풍부한 편백나무 욕조가 놓였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내뿜는 물질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세균을 죽이는 기능이 있다.
그뿐 아니다. 교실 벽은 황토와 편백나무로 꾸며졌고, 분필 가루가 날리지 않도록 모든 교실에 전자칠판을 설치했다. 복도엔 감잎차가 담긴 물통이 비치돼 있다. 감잎차는 비타민C가 풍부하고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조희지(2년) 양은 "원래 감기를 달고 살았는데 감잎차를 마시고부터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