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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집중력 바탕으로 맹연습 "자만은 나의 적… 노력 멈추지 않을 거예요"

2013/06/27 17:09:27

◇뛰어난 집중력·남다른 승부욕이 승리 비결

어릴 때부터 취미로 스쿼시를 해 온 수혁이는 3학년이 되던 2010년 처음으로 선수로 스쿼시 대회에 참가했다. 당시 초등부 경기는 신장과 체력 면에서 월등한 고학년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이 당연시 여겨졌지만, 수혁이가 형들을 제치고 우승하면서 판이 뒤집어졌다. 그때부터 2년간 전국 초등부 대회는 수혁이의 독무대였다. 대한스쿼시연맹조차 "또래 중에는 경쟁자가 없다"고 평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뽐냈다. 수혁이 스스로도 "당시에는 우승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건지 잘 실감하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수혁이의 최대 장점은 완벽한 집중력과 승부욕입니다. 경기에 임하면 특유의 승부욕으로 공에 완전히 집중합니다. 포기해야 하는 공을 쳐내려다가 실수를 할 정도로 공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요. 게다가 발이 빠르고 기술적으로는 또래 선수에 비해 공을 다루는 감각이 무척 뛰어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보내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스쿼시 선수에게 필요한 재능이죠." 라켓을 쥘 때부터 수혁이를 지도해 온 최상철(35세) 코치의 말이다.

특유의 '볼 감각'만이 아니다. 수혁이는 발군의 유연성과 스피드를 자랑한다. 주말에는 고양 유소년 농구팀에서 주전 가드로 활약 중이며, 교내 육상대표 선수이기도 하다.

선천적 재능과 승부욕 덕분에 일찌감치 1인자 자리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잠시 위기를 맞았던 적이 있다. 전국대회 우승을 도맡아 오던 수혁이가 번번이 2·3위로 밀려난 것. 자신도 모르게 생겨난 자만심이 부른 위기였다. 홍콩 주니어 오픈대회에 한국 초등부 대표 선수로도 선발됐지만, 2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그러나 탈락의 충격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다. "패배했는데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어요. 세상에는 저보다 어리고 뛰어난 선수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훈련한 수혁이는 올해 보란듯이 각종 대회를 휩쓸며 챔피언의 자리를 탈환했다. "이젠 예전처럼 자만하지 않게 됐어요.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 1위는 바뀔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외국에는 저보다 뛰어난 선수들도 많으니까 그들을 뛰어넘기 위해서라도 노력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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