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19 16:35:10
"교과서에 '고려시대 최무선이 만든 신기전을 현대에 복원했다'고 나와 있죠? 여기서 '복원'은 무슨 뜻일까요?"
담임을 맡고 있는 민기식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의 손이 바빠졌다. 두꺼운 사전을 쭉쭉 넘기며 금세 단어를 찾아냈다.
"돌아올 복(復), 으뜸 원(元), 원래대로 되돌린다는 뜻이에요."
선생님과 아이들은 교과서에 어려운 한자어가 나올 때마다 함께 사전을 찾으며 뜻을 확인했다. 조영래 군은 "사회시간에만 낱말 15개의 뜻을 새롭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사전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궁금한 게 생기면 사전을 집어 들었다.
반 아이들을 종이사전의 세계로 이끈 건 담임 선생님이다.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낱말 대부분이 한자어입니다. 한자의 뜻을 잘 모르면 수업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지요. 한자를 따로 가르쳐보기도 했는데 큰 효과가 없었어요. 그러다 '초중교과 속뜻학습 국어사전'을 알게 됐어요. 한자의 뜻을 바탕으로 낱말의 의미를 풀어 설명해주는 사전이지요."
민 선생님은 6년째 모든 교과 시간에 국어사전을 활용한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임세연 양은 "변호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러려면 어휘력도 좋아야 하고 한자도 많이 알아야 하는데 종이사전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호 군은 "종이사전 찾는 게 습관이 됐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보다 더 편하고 재밌다. 3학년 동생에게도 사전 찾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민 선생님은 "사전과 친구가 되면 아이들의 삶이 바뀐다"고 말했다. "흐리멍덩하게 알던 단어의 뜻을 명확히 알고 나면 글쓰기와 국어에 자신감이 생깁니다. 다른 교과 공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요. 결국 국어를 바르고 깊게 사용하는 어른으로 자라게 됩니다."